안녕, 헤이즐(The Fault in Our Stars): 유한한 삶 속 무한한 사랑
‘퍼스트 카우(First Cow, 2019)’는 19세기 초 오리건 주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두 남성이 함께 사업을 하며 생존하고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 감성 드라마입니다. 잔잔한 서사 속에서 인간의 본성과 공동체, 삶의 진정한 가치를 탐색하며, 영화의 끝에서는 관객의 마음 깊숙이 따뜻한 무언가를 남깁니다.
화려하거나 극적인 전개 없이도, 감정을 차분히 쌓아가는 이 작품은 “정적의 미학”과 “소박함의 힘”을 증명한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삶의 속도가 너무 빠르게 느껴질 때, 이 영화는 천천히 그러나 깊게 다가와 마음을 어루만져줍니다.
켈리 라이카트(Kelly Reichardt) 감독은 미국 인디 영화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작가주의 감독 중 한 명입니다. 그녀는 ‘웬디와 루시’, ‘미크스 커트오프’ 등 자연과 인간의 관계, 사회적 소외, 조용한 저항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퍼스트 카우’는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로, 과장 없는 연출과 절제된 대사, 정적인 화면 구성이 특징입니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사소한 것에서 발견하는 연대의 가치**를 관객에게 섬세하게 전달합니다.
많은 관객의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쿠키가 밤늦게 몰래 소의 젖을 짜는 장면입니다. 그는 동물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그 순간마저 경건한 감정으로 묘사되며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보여줍니다.
또 다른 장면은 두 사람이 도둑질한 우유로 만든 도넛을 팔며 환하게 웃는 모습입니다. 극도로 절제된 톤의 영화 속에서 드물게 드러나는 **행복하고 따뜻한 순간**으로, 관객에게도 미소를 남깁니다.
1820년대 미국 오리건 지역. 사냥꾼과 무역상, 개척자들이 몰려들던 이 지역은 황량한 땅 위에 꿈과 위험이 공존하던 시기였습니다. 요리사인 쿠키는 사냥꾼들과 함께 여행하던 중, 우연히 숲 속에서 도망자 킹 루를 만납니다. 둘은 짧은 인연으로 끝날 법했지만, 다시 마주치며 함께 지내게 됩니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도넛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당시 오리건에는 젖소가 단 한 마리뿐이고, 그 소는 지역 유력자 영주에게 속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키와 킹 루는 밤마다 몰래 소의 젖을 짜와 도넛을 만들고, 그것은 금세 인기를 끌게 됩니다.
하지만 성공이 이어질수록 위험도 커지고, 결국 그들의 비밀은 탄로날 위기에 놓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운명은 조용히, 그러나 깊은 여운과 함께 마무리됩니다. 성공보다는 우정, 욕망보다는 연대의 가치를 전하는 이 영화는, 가장 인간적인 순간에 주목합니다.
‘퍼스트 카우’는 다음 OTT 플랫폼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OTT 플랫폼별 제공 여부는 변동될 수 있으니, 감상 전 확인해보시기를 권장드립니다.
‘퍼스트 카우’는 극적인 사건이나 감정의 폭발 없이도, 한 장면 한 장면이 삶의 깊이를 담아냅니다. 두 인물이 조용히 나누는 우정과 연대는, 요란하지 않지만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립니다. 함께 있다는 것, 서로를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감정인지를 조용히 말해주는 작품입니다.
지금 이 순간,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이 조금 버겁게 느껴지신다면, ‘퍼스트 카우’가 건네는 그 조용한 위로를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